뉴스 포토 커뮤니티 구인 전화번호 지난신문보기
전체기사
핫이슈
영국
한인
칼럼
연재
기고
스포츠
연예
한국
국제
날씨
달력/행사
포토뉴스
동영상 뉴스
칼럼니스트
지난신문보기
  뉴스칼럼니스트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글짜크기  |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 연재를 시작하며
코리안위클리  2010/08/04, 03:56:58   
경계와 장르 뛰어넘는 폭넓은 ‘음식 이야기’ 풀어 갈 것
다양한 시각으로 ‘음식 문화’ 이해하고 접근해야 오해 없어

내 기억의 가장 먼 끄트머리에 있는 낡은 사진은 다섯 살 때다. 기억에도 나이가 있다면 이 때가 ‘가장 늙고 노쇠한 놈’임에 틀림 없다. 따라서 세월의 긴 자락을 기준으로 볼 때 퇴색되어 사라져야 마땅할 그 무엇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다섯살 때의 기억은 상대적으로 ‘젊고 싱싱한 놈’에 지나지 않은 바로 몇 년 전의 기억들 보다 더 원기왕성하게 필자의 머리속을 활개치고 다닌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머리속에 남아 있는 기억은 본인의 선택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무차별 적이다. 그것이 기억과 나의 관계에 있어서 1차적인 현상이다. 그러다가 그 많은 기억들은 ‘시간’이라는 여과장치를 거치면서 선택적으로 우리의 의식속 2차적 기억장치에 저장된다.
이 모든 ‘기억들’에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이 연결 고리는 ‘현상’이라 불리는 그 기억들이 담고 있는 ‘내용물’들이다. 그 ‘내용물’ 들이 어떠한 것들인가에 따라서 그 기억의 생명력과 본질이 결정이 된다.
어떤 기억은 오래도록 살아남는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어떤 기억은 괴로운 악몽이 될 수도 있다. 혹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무의미한 하나의 일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억에 있어서 ‘연결고리’의 정체는 바로 이것이며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에게 ‘가장 늙고 노쇠한 다섯 살의 기억’이 ‘젊고 싱싱한 최근의 기억’ 보다 더 생생한 것은 바로 그 기억의 ‘연결고리’가 ‘음식’이라는 독특한 내용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지난 삶에 있어서 특이한 기억들의 많은 부분들이 바로 ‘음식’ 이라는 이 연결 고리에 의해서 기억의 창고에 차곡 차곡 남아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혹자는 필자의 어린 시절이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편하게 자란 순탄한 인생이라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싶어한다. ‘음식’이 기억의 연결고리로 남아있는 사람은 분명 좋은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으면서 그 음식에 대한 특이한 기억들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기가 쉽다.
음식의 여러가지 기능중 ‘사회적 기능’만을 특별히 선별하여 독자들이 그 음식과 필자의 관계를 설정하여 놓고 본다면 그런 오해는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음식을 ‘생물학적 기능’이라는 범주에서 ‘음식’과 ‘먹는 사람’을 단순하게 대치시켜 분석한다면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억들의 범위는 순식간에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될 것이다. 그 좁은 공간속에서 존재하고 있는 ‘음식’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는 기억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 기억들에는 우울하고 힘들었던 우리들의 지난 날들이 상처와 아픔으로 밀가루 반죽된 채 굳어진 삶의 회억들로 남아 있을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 매고 오직 한번 잘살아 보자는 일념하에 삼천리 방방곡곡 온국민이 하나로 똘똘뭉쳐 앞으로만 달려 나갔던 그 시절이 있었다.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혼식장려운동 등의 범국가적 캠페인이 낯설지 않은 세대들에게 ‘음식’은 아무런 잣대도 없이 굳어져 있었던 ‘생물학적 기능’ 이외에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 단언한다. 주(1)
바로 이 시절을 유년과 소년시절로 겪은 필자에게 기억의 연결 고리에 남아 있는 내용물로서 ‘음식’은 아름다운 추억들과는 전혀 다른 것들이다. 그것은 단순히 필자의 개인적인 지난 이력들에서 선명하게 남아있는 흔적들이다. 그 흔적들의 대부분이 처절히도 아프다.
‘음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필자의 의문과 고민은 이렇게도 지극히 사소한 개인사에서 출발을 했다.
어른이 되면서 사고가 확장되고 지식과 학문이 머리속을 채워나가기 시작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그 사회는 절대적인 힘으로 개인의 삶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논리정연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재미난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이해하는 방향에 따라
일부 독자들께는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의 교양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필자는 이 모든 주제나 의문, 암호들을 음식을 통하여 이해 하고자 노력 했다.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시작하면서 ‘음식’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주변장치’가 실타레처럼 엮여 있다는 사실에 매번 놀라곤 했다. 그래서 음식을 두고 우리는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 갈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사건으로 정의하여 단죄할 수도 있다.
우아한 품격으로 내 자신이 행복할 수도 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음식을 바라볼 때도 있다. 음식을 두고서 개인을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뒤바뀐 국가의 운명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모든 것들 에는 항상 ‘다양성’이 존재한다. 더구나 그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 일컬어지는 인간이 아닌가. 그리고 그 인간은 사고를 하면서 군집을 이루어 살고 있는 ‘사회적 동물’ 이 아닌가. ‘음식’ 이야기를 할 때 우리가 열린 사고로 그 음식과 사회, 음식과 사람을 봐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식·주’ 이 세 가지 문화 가운데 ‘음식’ 만큼 그 종류가 방대하면서 민감한 부분이 또 있을까. 의복 문화나 주거 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보적인 다양함이 있다고 이야기 하면 지나친 생각일까.
문화는 이기적으로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놀라울 정도로 상호 의존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문화를 이야기 할 때 우리의 사고를 탄력적으로 조절하지 않는다면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충돌의 소지는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
본지에서 필자는 ‘음식 이야기’를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폭넓게 이야기 할 것이다. 그것은 문화가 수 많은 개인의 삶 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국가와 민족 내에서 독특한 지역 음식 문화를 만들어 내는 사례들이 얼마나 많은가. 음식문화 이야기 연재를 앞두고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개개인의 독립적인 전문지식으로 필자의 음식이야기 칼럼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다만 문화는 다양한 시각에서 폭 넓은 프리즘으로 이해하고 접근해야만 오해의 소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 두는 바이다.
‘음식 문화’은 지극히 개인적이기도 하고 집단적이기도 하다. 칼럼을 연재하는 첫 서두에서 개인적인 필자의 이야기를 적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음식 이야기’를 본지에 연재하면서 동양과 서양, 개인과 집단, 국가와 민족, 정치와 종교, 현재와 과거, 먹는 것과 마시는 것, 동식물에서 곤충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이야기 할 것이다. 재미난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이해하는 방향에 따라 일부 독자들께는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의 교양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음식 이야기’가 우리 모두가 이해 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훨씬 넓혀 줄 수 있는 문화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필자의 일천한 지식과 필력을 격려해 주시길 독자 여러분께 간절히 바랄 뿐이다.

주(1)
음식 사회학에서 볼 때 음식의 가장 큰 기능은 물리적 노동을 수행하는 수단과
생명을 유지하는 기능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가장 기초에 깔려있다.



글쓴이 정 갑 식
gsjeung@hotmail.com

국립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출강하던 지난 1997년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음식문화 분야의 박사과정을 거치며 14년째 영국에 생활중.
현재 런던에서 외식산업 컨설턴트로서 Eating out trend를 분석하여
business market road map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음식문화 월간지 ‘에센-ESSEN’에 유럽 음식문화 칼럼을 쓰고 있고 
계간지 ‘한국 현대 문학관’에 영국의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 코리안위클리(http://www.koweekl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성자
정갑식 음식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플러스 광고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3 세계는 빵으로부터 시작됐다 2010.09.01
먹거리뿐 아니라 서양문화 ‘상징성’ ‘정체성’ 지녀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2 인간은 ‘먹을 것’ 때문에 진화했다 2010.08.17
안전하게 잘 먹기 위해 생각하고 도구 사용 … ‘먹거리’ 확보 학습, 사고·지능 향상시켜
재미있는 음식이야기 1 연재를 시작하며 2010.08.04
경계와 장르 뛰어넘는 폭넓은 ‘음식 이야기’ 풀어 갈 것
핫이슈 !!!
영국 재향군인회 송년 행사 개최    2021.11.23   
31일 서머타임 시작    2024.03.21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통    2024.02.22   
찰스 3세 국왕 뉴몰든 첫 방문    2023.11.09   
해군 순항훈련전단, 런던한국학교서 문화공연 가져    2023.11.05   
찰스 국왕 새 지폐 6월부터 유..
31일 서머타임 시작
제 22대 국선 재외선거 신고·..
영국 차보험료 사상 최고 기록
넷플릭스의 웨스트 엔드 진출 의..
영국,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 금..
영국 투자 부동산에 대한 세금..
‘한식 전파 프로젝트’를 시작합..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당..
영국 2월 집값 상승
포토뉴스
 프리미엄 광고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생활광고신청  |  정기구독신청  |  서비스/제휴문의  |  업체등록  |  이용약관  |  개인정보 보호정책
영국 대표 한인신문 코리안 위클리(The Korean Weekly)    Copyright (c) KBC Ltd. all rights reserved
Email : koweekly@koweekly.co.uk
Cavendish House, Cavendish Avenue, New Malden, Surrey, KT3 6QQ,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