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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에 뒤틀린 학원축구 … 학부모 허리 휜다
코리안위클리  2010/03/24, 14:15:13   
고려대 축구팀의 심판 매수 사건은 한국 학원 축구의 부조리를 집대성해 놓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감독은 경기에 이기기 위해 돈을 주고 심판을 매수했고, 돈을 받은 심판들은 감독 요구대로 휘슬을 불어댔다. 감독이 쓴 돈은 대부분 학부모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학은 물론 중·고교 학부모들도 자녀를 상급 학교나 프로팀에 진출시키기 위해 감독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학부모들은 한국 축구의 부패한 먹이사슬 구조의 가장 밑바닥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깨끗하고 헌신적인 지도자도 적지 않지만 학부모 위에 제왕처럼 군림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돈 없으면 못 시키는 축구=서울의 A 고교팀은 지난해 12월 겨울방학 석 달치 축구팀 운영비로 1인당 500만원을 거뒀다. 숙식비가 포함된 합숙비가 매월 100만원, 10일간 열리는 대회 출전비는 40만~60만원에 이른다. 전국 대회는 방학 중에 집중돼 대부분의 학교가 보통 2개 이상 대회에 나선다. 여기에 새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과 겨울 점퍼 등의 구입에도 목돈이 들어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선수는 주말마다 특별 강습을 받기도 한다. 주말에 1~2시간씩 8회 강습을 받는 데 50만원이 든다.
지난해 축구협회는 고등학교 선수 1명에게 축구를 시키는 비용이 연 1200만원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학부모들이 느끼는 건 거의 2배 가까이 된다.

◆지도자 앞에선 작아지는 학부모=학부모회에서는 명목상 지도자의 운영비 사용내역을 체크한다. 하지만 사용처가 불분명한 영수증을 내밀어도 자식을 맡긴 죄 때문에 아무 소리도 못하기 일쑤다.
뒤에서는 욕해도 지도자 앞에만 서면 “더 필요한 게 없습니까”라며 굽실댈 수밖에 없는 약자다. 대회 출전비가 부담스럽지만 학교가 출전하는 대회에 아이를 보내지 않을 수도 없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데 언제까지 아이에게 운동을 시킬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특히 중·고 1~2학년 때는 전학이라도 갈 수 있지만 3학년이 되면 진학이나 프로구단 입단 등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는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 서울의 명문 대학을 진학하려면 따로 수천만원의 로비비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학교에서도 통제 못 하는 지도자=한 축구 에이전트의 증언이다. “감독을 보면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 팀에 선수가 40~50명 된다. 이들이 내는 돈이 한 달에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지방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에 가면 저녁마다 끼리끼리 어울려서 술을 마시고 노름판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수 기용 등 전권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학교에서 월급을 안 받고 학부모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컨트롤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연히 자행되는 폭력도 문제다. 정말 인격적인 지도자도 많지만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폭력의 공포 속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폭력은 부모가 보든, 안 보든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자기 아이가 맞는 걸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부모,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부모도 적지 않다.

◆특위 만든다고 개혁 이뤄질까=감독이 대회를 앞두고 ‘심판에게 약을 쳐야 한다’며 학부모에게 돈을 따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그 돈이 심판에게 갔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돈이 흘러가도 현장을 뛰는 심판이 아니라 심판을 배정하는 힘있는 윗선에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심판을 불신한다. 어릴 때 ‘심판은 경기 진행을 돕는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크는 유럽 선진국 축구선수들이 심판의 오심에 너그러운 것과는 반대다.
자녀에게 축구를 시키는 학부모를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김성수(58)씨는 “축구협회가 심판을 징계하고 심판 비리 근절 특위를 구성한다고 해서 뭔가 바뀔 것이라 기대하는 학부모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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