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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받는 사람들의 생각
코리안위클리  2024/06/28, 10:38:14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의 명언으로 우리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 ; cogito, ergo sum)”라는 문장을 기억한다. 나의 존재 여부를 생각에 두고 있는 듯하다. 또한, 우리에게 알려진 천재 수학자이며 신학과 철학자요 발명가로 유작 ‘팡세’를 남긴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의 고백은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러므로 생각과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생각(生覺, Thought/Thinking)은 순수한 한국어로 ‘어떤 관념에 도달하기 위한 의식적인 정신적 과정, 헤아리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것 따위의 정신 작용. 다른 말로는 사유(思維), 사고(思考)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존재 여부의 생각이 도전을 받고 있다.
생각이 없는 삶이 존재한다. 계산기의 발명으로 사람들의 암산(계산의 생각)이 없어도 된다. 그런데 계산기 발명의 기초를 놓은 사람은 위에 언급한 수학자 파스칼이다. 계산기의 시작으로 컴퓨터가 우리 곁에 왔고 이제는 인간에 도전하는 인공지능(AI)의 시대이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등장과 함께, 인공지능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제사회 차원의 대응을 논의하자는 영국 수낙 총리의 제안으로 2023년 11월 초에 블레츨리 파크에서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AI Safety Summit)’가 개최됐다. 이어 한국은 영국과 공동으로 지난 5월 21-22일까지 ‘인공지능(이하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인간이 동물 그리고 기계와 구분될 수 있는 생각에 도전받은 것은 단순히 AI의 출현만은 아니다.
“그러므로 네가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지켜 회개하라, 만일 일까지 아니하면 내가 도둑같이 이르리니 어느 때에 네게 이를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요한계시록 3장 3절)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로 알려진 노자(老子)는 “너의 생각에 유념하라 그것은 말이 된다. 너의 말에 유념하라 그것은 행동이 된다. 너의 행동에 유념하라 그것은 습관이 된다. 너의 습관에 유념하라 그것은 성격이 된다. 너의 성격에 유념하라 그것은 운명이 된다.”
최인호 소설가의 ‘인연’에 노자의 말을 아래와 같이 거꾸로 인용하고 있다. “운명을 바꾸려면 성격을 바꾸어라. 성격을 바꾸려면 습관을 바꾸어라. 습관을 바꾸려면 행동을 바꾸어라. 행동을 바꾸려면 말을 바꾸어라. 말을 바꾸려면 생각을 바꾸어라.”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그가 네게 먹고 마시라 할지라도 그의 마음은 너와 함께 하지 아니함이라” (잠언 23장 7절)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금세기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꿀 때 그 사람 인생 전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이 중요한가, ‘행동’이 중요하냐는 질문을 해 보며 인터넷에 공개된 글을 요약해 본다.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맨날 생각만 하고, 말만 하고 행동을 안 하면’ 말짱 헛거라고 말한다. 반면 생각이 행동보다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생각은 행동의 code라고 말한다.
AI의 도전을 받는 인간은 자신을 스스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접하는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의미 있게 처리하려면 인간의 뇌는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고 관성에 따라 이루어진다. 조금 더 나아가면, 더 고차원적인 일들도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자동화된다. 그런데 생각이 code라면 왜 그렇게 생각의 대부분은 잡생각, 번뇌, 상념 등으로 생각이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은 ‘언어’를 사용해서 행동을 코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언어는 결국 생각이 아닌 인간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네트워크가 부여하는 것이고, 따라서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은 생각 자체는 마치 표적 없이 쏘아진 화살처럼 네트워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를 마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먹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면 아침에 커피를 마실까 하는 생각은 사회 네트워크에서 볼 때 의미 없는 잡생각, 상념에 불과하다고 규정을 내리는 것이다.
윗글에서 인간이 말하는 생각은 행동을 불러오는 생각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언어(그림, 음악 등 문자 외의 전달수단도 포함한다)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하루하루의 시간 동안 진정으로 ‘어떠한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할 만한 것을 한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으로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내부적 위기 시기에 나라를 이끌어 연방을 보존하였고 노예제를 폐지한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이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만일 내가 6시간 동안 도끼로 나무를 베어야 한다면, 나는 첫 한 시간을 도끼날을 다듬는 데 쓰겠다.’이는, ‘만일 내가 새롭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다면, 나는 변화의 시작을 그러한 삶을 원하는 내 생각의 날을 다듬는 것으로 시작하겠다’라는 것과 같다.
생각이 없이는 행동이 없기 때문에 사실 생각이 행동보다 중요하다. 행동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지속적인 행동을 하도록 하는 생각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생각은 행동의 원천이고, 의지는 생각 중의 생각이다. 생각이 충돌할 때 이를 주재하는 우선순위이다. 다른 여러 생각과 다툼 속에서 우선순위를 획득하여야 얻어지는 것이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로마서 12:3)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로새서 3장 2절)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로마서 8장 5-6절)

지성구 목사
리버풀 한인교회 담임
차세대 지도자를 위한 청소년 수련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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