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은 정말 일을 많이 하는 걸까? 정규직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유럽연합(EU) 회원국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
영국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3.3시간으로, EU(39.3시간)나 프랑스(37.7시간)보다 길다. 특히 남성 정규직 근로자중 25%, 여성은 10% 이상이 주당 48시간 이상을 일한다. 단순 계산해도 유럽인 평균보다 10% 이상 일을 더 많이 하는 셈이다.
노동시간이 긴 사람들은 주로 전문가 집단이나 기업체 임원들이다.
그 이유는 직업의 안정성이 낮아지면서 회사에 충성심을 보여줄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업 임원이 되면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점도 사람들을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영국 노동력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은 EU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두번째로 적게 일을 한다. 따라서 이들을 통계치에 넣었을 경우 영국인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보다도 오히려 짧아진다.
게다가 지난 88년 10월 EU의 노동시간 규정이 영국에도 도입되면서부터는 일을 적게 하려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크 테일러와 르네 보하임 에섹스대 경제학과 교수들이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인들의 3분의 1은 돈을 적게 벌더라도 일을 덜 하고 싶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노동연구소(IES)에 따르면 대학을 갓 졸업한 직장인들은 직업에 대한 열의가 점차 식어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