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임 등 압력… 정치적 파문 확산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한 영국 정부 발표 정보문건이 조작됐다는
방송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됐던 군비통제분야 전문가 데이비드 켈리(59·사진)가 실종 하루만인 18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라크 침공 정보조작을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 국방부 자문역이었던 그의 사망이 토니 블레어 총리를 최대의 정치적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프 훈 국방장관과 블레어 총리의 핵심 보좌관인 알라스테어 캠벨에 대한 압력도 증대하고 있다. 하지만 또한 켈리 박사를 보도의 취재원으로 확인, 진술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켈리 박사의 유족은 2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몇주간 일련의 사건이 고인의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관련 인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오랜 시간동안 깊이 반성해야만 한다” 고 요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이번 사건으로 외환시장에서 영국화폐 파운드가 0.5% 떨어질 정도로 블레어 총리 정부가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찰은 런던 서부지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켈리의 사인을 일단 자살로 잠정추정했다. 데이비드 퍼넬 템스밸리 경찰서장 대리는 19일 “켈리의 사체 주변에서 칼 한자루와 봉투가 열려 있는 코프록시몰(진통제)을 찾아냈으며 다른 외부인이 개입한 증거는 없다”며 “사인은 왼쪽 손목에 의한 출혈이고, 그 부상은 날이 있는 물건에 의해 생긴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