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00년 만에 최고의 더위(섭씨 37도)를 기록한 스위스에서는 알프스의 빙하 일부가 녹아내렸고, 목욕물처럼 데워진 호수에서 산소 부족으로 위험에 처한 물고기들을 차가운 물로 옮기는 작업이 이뤄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가 섭씨 36도의 더위를 기록했다. 가뭄이 시작된 북부 지역에서는 강물 수위도 자꾸 낮아지기 때문에 비상사태 선포가 코앞에 닥쳤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거나, 농작물과 공장 가동을 위해서 부족한 물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사태가 가능하기 때문에 TV에서는 물 아껴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로마를 찾은 일부 관광객들은 더위에 지쳐 트레비 분수에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적발돼 벌금을 물기도 한다.
프랑스의 파리도 연일 섭씨 35도의 폭염을 겪고 있다. 대기오염 악화를 경고한 당국은 시민들에게 자가용 승용차를 놔두고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호소한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몽마르트 언덕의 노점상들은 생수 한 병을 2유로(약 2800원)에 팔면서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프랑스 전국일주 사이클 대회(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한 선수들은 예년보다 더 힘든 경주를 벌이고 있고, 도로의 아스팔트가 녹아 부상 선수가 생기기도 한다.
역시 더위에 지친 독일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베를린과 주변 지역은 수십년 이내에 사막이 될 것이라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영국도 섭씨 31도의 더위를 기록 중이다.
더워지기는 북유럽도 마찬가지다. 7월 평균 기온이 섭씨 19도에 불과했던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지난주 섭씨 27도를 기록 했다. 동유럽의 다뉴브강도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배의 운항이 어려워질 지경이다. 평소 면적의 10%가 물로 채워지던 다뉴브 델타는 마른 땅이 됐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