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바깥에서 태양계와 비슷한 항성과 행성 체계를 발견해 ‘제2의 지구’ 찾기 노력에 밝은 전망을 던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 대학의 휴 존스는 3일 프랑스 파리 천체물리학연구소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자신의 연구팀이 지구에서 94광년 떨어진 별 ‘HD70642’의 주위를 도는 행성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들의 구조와 운동방식 등이 태양계와 비슷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존스는 “우선 ‘HD70642’가 구조와 밝기, 나이 등에서 태양과 비슷하고, 이 별의 행성은 태양을 공전하는 목성과 비슷한 모양과 거리에서 원형에 가까운 궤도 위를 공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태양계와 가장 닮은 항성과 행성 체계”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10여년간 태양계 바깥에서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 110여개를 발견했는데, 어느 것도 아직 태양계와 유사한 것은 없었다. 애초 천문학자들은 다른 항성계도 우리 태양계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천문관측 수준이 발전될수록 태양계처럼 행성들이 원형에 가까운 궤도 위를 공전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 전형적인 타원형 궤도로 공전하는 등 예상보다 다양한 구조와 운동방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번 행성은 원형에 가까운 궤도를 갖고 있다. 또 목성 공전주기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3.3 천문단위(1천문단위=지구와 태양간의 거리)에서 공전하면서 목성형 행성의 성질을 갖추고 있다.
태양계의 행성은 크게 주로 가스 성분에 질량이 큰 ‘목성형 행성’(목성 토성 등)과 단단한 고체와 비교적 작은 질량의 ‘지구형 행성’(수성 금성 지구 등)으로 구분된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태양계처럼, ‘HD70642’가 거느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들 가운데 이번에 발견된 목성형 행성 궤도 안쪽에 지구형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계 바깥의 행성 가운데 3천문단위 이상의 거리에서 공전하는 목성형 행성이 발견된 경우는 ‘47 우르사 마조리스’ 행성이 유일하다. 그러나 2천문단위에서 목성형 행성이 또 발견됐을 뿐 지구형 행성은 발견되지 않아, 태양계와 닮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