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가의 해묵은 논란거리인 여우 사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원은 지난달 30일 엄격한 통제 하에 여우 사냥을 허용하자는 정부안 대신 이를 전면 금지하는 수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했다.
여우 사냥은 사냥꾼이 말을 탄 채 수십 마리의 사냥개를 동원해 여우를 쫓다 사냥개가 여우를 물어 죽이게 하는 것으로 영국 귀족들의 전통적인 오락이다.
여우 사냥이 핫 이슈가 된 것은 잔인성 때문.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한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에서 사냥으로 죽는 여우는 2만1,000∼2만5,000마리로 단체는 사냥꾼을 ‘흡혈귀’라고 비난하며 사냥 금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그러나 농촌 주민들은 “여우 사냥은 농작물과 가축을 해치는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동시에 관광 수입까지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돈벌이로 이를 금지한다면 농가 수입이 줄고 시골 학교와 병원도 재정난으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원이 사냥 전면 금지안을 통과시켰어도 상원이 사냥 금지에 여전히 비판적이어서 법으로 확정될지는 점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