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파티장에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으로 분장한 불청객이 뛰어들었다.
코미디언 아론 바르사크(36·사진)는 지난 21일 오후 11시 윌리엄 왕자의 21세 생일 파티가 열린 윈저성에 잠입했다. 그는 파티를 열어준 할머니(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있는 윌리엄 왕자의 마이크를 뺏어 “나는 오사마 빈 라덴이다”라고 여러 차례 외치다가 경호원들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아론 바르사크는 “내가 출연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알리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으며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어 다음날 풀려났다.
이 코미디언은 항상 오사마 빈 라덴의 분장을 하고 다니면서 스스로를 ‘코미디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문제는 최고의 경호를 펼친다는 왕실 행사에 테러범으로 분장한 건장한 남성이 어떻게 잠입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당연히 경호 경찰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왕실 측은 경찰 간부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여왕은 23일 토니 블레어 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직접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빗 블런켓 내무장관은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진상 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지시했으며 런던과 그 외곽을 담당하는 메트로폴리탄 경찰의 책임자는 윌리엄 왕자를 찾아가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