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영국인의 수면제 복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의 여파가 컸던 2010~2011 회계연도에 영국 국민의료서비스(NHS)의 수면제 처방 규모는 잉글랜드에서만 4천920만 파운드(약 900억 원)으로 이전 4개 연도 평균보다 17% 증가했다고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이를 처방 횟수로 환산하면 1천520만 건으로 성인 3명 가운데 한 명꼴로 국민의료서비스를 통해 수면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007~2008년도의 수면제 처방 횟수는 1천450만 건이었다.
또 수면제 복용은 늘었지만, 복용 환자의 절반 이상은 평상시에도 피로와 무력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면제 복용이 이처럼 늘어난 원인으로는 경제난이 으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경제난으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정신건강재단의 앤드루 맥컬로치 박사는 “스트레스와 연관된 불면증의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실직이나 채무 등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 외에 비관적인 사회 분위기 등이 스트레스 관련 질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재단의 수면실태 조사에서 영국인의 37%가 불면증을, 24%가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한 설문 조사에서는 영국인의 61%가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