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적인 각료 발언에 불안심리 가중
유조차 기사들의 파업 가능성으로 영국에 주유 대란이 벌어졌다.
주유소마다 기름을 채우려는 운전자들이 줄을 이으면서 재고가 바닥난 주유소가 전국 8천700여 곳 중 5분의 1에 이른다고 더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4월 2일부터는 부활절 연휴 시즌이 시작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은 이번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파업 경고에 대한 프란시스 모드 국무조정실장의 냉소적인 발언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그는 유조차 기사들의 파업 경고가 처음 나오자 “가정과 사무실의 소비자는 파업에 대비해 자동차와 기름통을 가득 채워야 한다”고 말해 불안심리를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황한 정부가 기름을 미리 채워둘 필요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재기 심리는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유조차 운전사들이 소속된 유나이티드 노조까지 나서 연휴 기간에는 파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소동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기름 값을 10% 정도 올려받거나 기름 값 상승에 대비해 판매를 거부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 영국 내 기름 판매량은 직전 주보다 디젤유가 376%, 휘발유가 1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소동 속에 30일에는 요크에 사는 한 여성이 주방에서 딸에게 석유를 옮겨 담다가 큰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모드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문제를 키운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에드 볼스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정부가 철부지 정치게임 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큰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