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를 둘러싼 논란 끝에 물러난다.
윌리엄스 대주교 측은 케임브리지대 교단에 서기 위해 올해를 끝으로 성공회 최고성직자 자리에서 사임키로 했으며 성공회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최근 동성결혼 허용과 동성애자 및 여성 주교 임명 문제를 놓고 진보진영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진보적인 성향으로 2002년 진보 진영의 지원을 통해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사임 성명에서 “지난 10년간의 대주교 봉직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막대한 책무를 감당해야 하는 후임자는 황소의 기질과 코뿔소의 외피로 무장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성결혼 합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최근 종교계와 갈등을 빚은 캐머런 영국총리는 “윌리엄스 대주교는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성공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후임 캔터베리 대주교는 총리가 위원장을 지명하는 선정위원회에서 후보를 결정한 뒤 여왕의 최종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