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영국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The Sun)’의 기자 5명이 경찰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머독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머독은 선 지 기자 5명이 체포되고 다른 간부급 기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망이 확대되자 또다시 런던으로 날아가 위기에 대처할 예정이다.
그러나 런던에서 머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번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따질 적대적인 편집국 스태프들이다.
뉴스 코퍼레이션 계열 신문사 기자들의 유명 인사 음성메시지 해킹 사건에서 촉발된 이번 위기를 타개하려는 머독의 노력은 이미 상당 부분 신뢰가 훼손된 상태다.
머독은 전화 해킹 사건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던 지난해 7월에도 영국으로 날아가 당시 뉴스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였던 레베카 브룩스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브룩스는 얼마 안 있어 사임했고 결국 체포됐다.
이번에도 머독은 신문사 경영진을 통해 선지의 수익 및 영향력, 그리고 도미닉 모한 편집인에 대한 ‘전폭적 지지’라는 개인적인 신임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간부급 기자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있는 상황에 분개한 기자들은 경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머독의 영향력에 대한 오래된 확신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그의 보장이나 확약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머독은 이번 체포건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그들은 나에게 있지도 않은 권력과 돈이 있다고 믿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국방부와 군 간부들까지 체포되고 있는 작금의 뇌물 사건 수사는 경찰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면서 머독의 권력과 돈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부패한 뇌물 공여와 관련한 런던 경찰국의 이번 수사는 전화 해킹과 컴퓨터 해킹 사건 수사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지난주 이번 전화 해킹 사건 수사와 관련한 법적 비용이 이미 2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뇌물 공여 사건 수사와 관련한 비용은 이 같은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뉴스 코퍼레이션에는 외국인 관리들을 대상으로 한 뇌물 사건에 적용되는 미국법인 ‘해외부정지불 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는 과연 기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부정한 것으로 볼 수 있겠는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만약 유죄가 인정된다면 뉴스 코퍼레이션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