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출신으로 토니 블레어 총리 집권 제2기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오던 모리스 영국 교육부 장관이 지난 23일 자신의 능력부족을 이유로 전격 사임, 블레어 총리를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모리스 장관이 사직서를 통해 밝힌 사임 이유는 정치인으로서는 너무나 정직한 것이어서 듣는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할 정도.
“나는 내가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것을 잘 못하는지 배웠다. 나는 문제를 처리하고 교직자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잘하지만 거대한 부처의 전략적 운영과 현대적 미디어를 다루는 것은 잘하지 못했다. 나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만큼 능률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품위를 지키면서 물러나는 모리스 장관에게 블레어 총리는 “귀하가 다시 정부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 내가 귀하를 계속해서 가장 높이 평가할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모리스 장관은 자신이 앞장서서 추진하던 교육개혁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대입수능시험 채점 오류로 인한 혼란과 교사에게 살해위협을 가했던 학생들의 처리문제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초래된 파문 등 이른바 ‘교육사고’의 여파가 직접적인 사임의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