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개척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통했던 영국의 군사력이 유럽을 강타한 재정위기로 빅토리아 여왕 시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 영국 국방부는 17일 정부 재정 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긴축재정의 일환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줄이는 내용의 2차 육·해·공군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감축 규모는 올해 안에 육군 2천900명, 공군 1천명, 해군 300명이다. 군 당국은 각군에서 전역 지원자를 먼저 받은 뒤 감축 대상 인원에 미달할 경우 해고 대상자를 선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육군의 경우 10만명 이하로 줄어든다. 영국 육군이 10만명 이하로 감소한 것은 빅토리아 여왕이 취임했던 1838년 이후 처음이라고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2010년 국방전략 보고서를 통해 2015년까지 해군과 공군을 각각 5천명씩 감축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2015년에 군사력 규모는 육군 9만5천여명, 해군 3만명, 공군 4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은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8만2천명으로 감축된다. 네팔 용병으로 영국군의 주력으로 복무중인 구르카 여단의 경우 지난해 140명에 이어 올해 400명이 줄어 모두 3천여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르카군은 1816년 영국-네팔 전쟁이 끝난 이후 구르카 부족 전사의 용맹을 높이 산 영국이 일부 포로를 동인도회사의 사병으로 편입한 뒤 영국군에 통합돼 영국군의 깃발 아래 주요 전쟁에 파견됐다. 영국군은 군수, 지원 등의 분야를 군인이 맡지 않고 민간에게 모두 넘겨 전투병 위주의 병력을 운용중이다. 2010년 5월 들어선 보수당 연립정부는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2014-2015 회계연도까지 육·해·공군과 군무원 4만5천여명을 감원하는 강도높은 국방예산 감축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기존 항공모함을 조기 퇴역시키고 신규 건조를 늦춰 영국은 현재 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이 전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