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이외 지역에서 영국으로 오는 이민자들이 실제 영국인들의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보수당 연립정부가 이민자들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를 추진중인 가운데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보수당 정부의 이민자 제한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정부의 독립적인 자문기구인 이민자문위원회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EU 밖에서 100명의 이민자가 올 때마다 23명의 영국인이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EU 지역에서 오는 이민자들의 경우 영국인들의 일자리에 영향이 없거나 아주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이민자들로 인해 상위 연봉자들의 임금은 증가하는 반면 하위 연봉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EU지역 이민자들이 주로 영국인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단순 노무직에 진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 사회연구소는 이민자 문제가 제기되자 이민자 증가와 실업률과는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민자문위원회 데이비드 멧카프 위원장은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민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보다 주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번 연구에서는 비EU지역 이민자가 영국인 일자리 감소와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 연립정부는 2010년 5월 집권 이후 이민자 증가로 인해 영국의 복지 비용이 많이 들고 영국인 일자리까지 영향을 받는다면서 강력한 이민자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보수당은 연 20만명을 웃도는 순 이민자를 2015년까지 수만명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 아래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비자 허용 조건을 강화해 비EU지역 입국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