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술 최저 가격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텔래그래프는 지난달 27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슈퍼마켓 등에서 알코올 1유닛(맥주 200㎖ 해당)당 40펜스 혹은 50펜스 이하 가격으로 술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최저 가격제도 도입을 관리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지난달 1유닛 당 45펜스(한화 약 800원) 이하 가격으로 술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영국의 음주가들은 연간 7억 파운드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며 이로 인한 추가 세수는 국민의료보험(NHS)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1유닛당 30펜스로 최저 가격을 설정할 경우 알코올과 관련된 조기 사망자 수를 연간 300명 줄일 수 있고, 40펜스는 1천 명, 50펜스는 2천 명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저 가격을 얼마로 할지, 술집에서 판매되는 술에도 적용할지 등을 놓고 정부 부처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도입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술 최저 가격제 대신에 알코올 유닛에 따라 술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앤드루 랜슬리 보건부 장관은 소매점이 자발적으로 최저 가격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률 전문가들은 최저 가격제 도입이 유럽연합법에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연합법 아래서 이 제도가 시행되려면 당국이 경쟁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주요 건강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월 이런 내용이 포함된 알코올 전략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2월로 연기했다.
현재는 선술집(펍)에서 판매되는 술이나 고가의 술은 제외하고, 슈퍼마켓과 상점 등에서 판매되는 저가의 술만 목표로 최저 가격제를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의학협회 등은 알코올 문제에 대처하는 데는 최저 가격제가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제도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