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어그(Ugg)부츠가 털이 숭숭 빠지는 ‘짝퉁(모조품)’이라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아이패드가 갑자기 폭발한다면? 영국 수출입품 관리 당국이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선물 시장에 넘쳐나는 모조품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은 지난 7일 영국 이민국(UKBA)이 세관에 적발된 대표적인 가짜 상품들을 공개하며 쇼핑객들에게 ‘짝퉁 상품 주의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값싼 모조품들은 품질이 낮은데다,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이민국 측은 정식 제품이 아닌 아이폰과 닌텐도DS 게임기 등의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경우 ‘감전사’할 위험도 있다.
이민국 무역과 소속으로 히드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그랜트 밀러는 “화장품부터 어린이 장난감에 이르는 온갖 종류의 모조품을 적발하고 있다”며 “온라인이나 비공식적인 통로로 사들인 값싼 제품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민국에 적발되는 대표적인 가짜 상품들은 디즈니나 헬로키티 상표의 장난감, 헤어드라이어·아이폰·닌텐도 등 전자제품 등이다.
실제로 값싼 모조품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들랜드(Midlands)에서는 ‘99페니(Penny·영국의 화폐단위로 한화 약 1800원에 해당) 가게’에서 산 장난감 때문에 일가족이 응급실 신세를 지게 됐다.
이 사건의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러셀존스앤드워커의 폴 키트슨은 “장난감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독성 물질을 흡입한 부모와 아이가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그는 “짝퉁 장난감은 부품이 헐겁게 조립돼 있거나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함유된 경우가 많다”며 “어린 아이가 이런 장난감을 삼킬 경우 질식하거나 유해 물질에 중독되는 등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매체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는 지난 8일 이민국 장관 데미안 그린이 “수천 개의 모조품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팔려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민국 직원들이 항구와 공항, 우편물관리센터에서 24시간 동안 검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영국 내 모조품 시장 규모는 연간 13억파운드(약 2조3295억원)에 달한다.
영국 소비자단체 위치의 리차드 로이드 이사는 일간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를 통해 “돈을 아끼려고 온라인상점에서 물건을 주문한 소비자들이 모조품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모조품의 유혹에서 벗어나길 권한다”며 “이런 짝퉁 제품들은 품질이 형편없을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