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의 고교자격검정시험(GCSE)과 대학수학능력시험(A레벨)에서 출제위원이 교사들에게 출제 예상 문제와 관련해 언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의 고교는 다양한 출제기관 가운데 한 곳을 골라 학생들에게 GCSE와 A레벨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이는 대학 입시에서 전형 자료로 활용된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8일 수석 출제위원 1명이 교사들에게 예상 문제유형에 대해 말해주는 세미나 현장을 몰래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이 출제위원의 언급은 적절한 지침 수준을 넘어섰으며, 교사들은 실제 시험에 앞서 비슷한 문제 유형을 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교사들의 세미나 참석비는 1인당 200 파운드(한화 약 36만원)에 이른다. 텔레그래프는 소속 기자들이 시험 출제기관이 개최한 13개 세미나를 몰래 취재한 결과 교사들에게 문제 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웨일스 자치정부는 의혹이 제기된 출제위원 2명의 직무를 정지시켰으며 교육당국은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교육 당국은 출제기관들의 행위가 지침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출제 자격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마이클 고브 교육 장관은 “우리의 시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고 총리실 대변인도 “시험 시스템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확해 졌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매년 고교별 GCSE 및 A레벨 성적과 순위 등을 공개하기 때문에 학교와 교사들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