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의 입장객이 무료 개방이 시작된 지난 10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등 영국의 주요 박물관·미술관은 노동당 정부 시절인 지난 2001년 12월 1일부터 문화유산에 대한 문호를 넓힌다는 취지로 무료로 바뀌었다. 이에 앞서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는 처음부터 무료 개방 정책을 펴왔고 테이트 브리튼에서 갈라져 나와 현대 미술작품만을 전시하는 테이트 모던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무료 개방 10주년을 맞아 1일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무료로 운영되는 17개 박물관·미술관의 입장객 수는 2000~2001 회계연도에 3천만명에서 2010~2011 회계연도에는 4천400만명으로 늘어났다. 템스강변에 위치한 테이트 모던의 입장객이 75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영박물관이 59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대영박물관 관람객 가운데 60%는 외국인이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10곳 가운데 8곳이 정부 지원을 받는 박물관·미술관으로 나타났다. 문화부는 무료 개방이 외국 관광객들을 많이 유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르미 헌트 문화부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문화는 모든 사람들이 향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무료 개방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긴축 재정을 펴는 상황에서 자랑스럽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년전 문화부 장관을 맡았던 노동당의 크리스 스미스는 이날 일간 가디언에 보낸 기고문에서 “무료 개방이 영국의 미술과 문화 생활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면서 “박물관과 미술관은 우리 모두의 것으로 영원히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재정 압박을 받을 때마다 폐지 유혹을 받았으나 그때 마다 ‘영국의 문화적 자존심’을 내세워 무료 개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주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입장료를 보면 뉴욕 현대미술관이 21파운드(25달러. 한화 2만8천원),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8.5파운드(10유로. 1만5천원), 로마 바티칸 미술관이 12파운드(15유로. 2만3천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