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그룹 내 300여개 계열사에 전과자 채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출소자들의 사회복귀를 적극 돕고 있다. 1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버진그룹은 감옥에서 막 풀려난 전과자뿐 아니라 아직 수감중인 사람들까지도 채용을 꺼리지 않고 있다. 자선단체 ‘일할 기회(Working Chance)’와 손을 잡고 버진 매니지먼트에 여성 출소자를 취직시켰으며 남성 전과자들도 채용하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음반을 훔쳐 중고가게에 되팔아오던 아이를 채용했는데 최고의 직원이 됐다”면서 폭동을 일으킨 사람을 포함해 가리지 않고 일할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브랜슨이 출소자 채용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년 전 자선단체 ‘코믹 릴리프’ 대표인 제인 튜슨의 초대로 호주 멜버른의 교도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부터다. 당시 브랜슨은 그곳에서 10년간 전과자 460명을 고용한 호주 운송회사 ‘톨(Toll)’의 대표를 만나고 나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톨에 고용됐던 전과자 중 단 한 명도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브랜슨은 영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이사들과 만나 전과자 고용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는 “호주 감옥에서 만난 한 재소자가 돈 한 푼도 없이 교도소에서 나와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으면 결국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누구나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성인 전과자의 3분의 2가 2년 안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데 반해 ‘일할 기회’를 통해 버진 그룹을 포함한 기업에 입사한 173명의 여성 재소자들의 재범률은 5%도 채 안됐다. 브랜슨 회장은 10년간 전체 직원의 약 10%를 전과자로 채워온 톨사를 모델로 “앞으로 몇 년 안에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또 지난달에는 막스앤스펜서를 포함한 다른 7개 기업 CEO들과 공동으로 전과자 채용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문을 신문에 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