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염(Rock salt)이나 바다 소금(Sea salt) 같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선전되는 프리미엄 소금이 값만 비쌀 뿐 일반 식탁용 소금과 별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 단체인 ‘위치(WHICH)’는 17일 시판 중인 소금 7종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가격 차이가 최고 19배나 났지만 화학 성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거의 100%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에 상관없이 일정량을 초과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코니시 바다 소금은 몸에 좋은 60종의 천연성분과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면서 100g당 75펜스(한화 약 1천390원), 히말라야 크리스탈 소금은 100g에 1.35 파운드(2천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100g당 8펜스(150원)인 식탁용 소금보다 수십배 비싼 가격이다. 이들 제품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97.19~98.86% 염화 나트륨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소비자 1천35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3명 가운데 1명 꼴로 암염이나 바다 소금이 식탁용 소금보다 건강에 좋고 천연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 소비자 단체의 데이비스 정책실장은 “상당수 소비자가 혹시나 건강에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프리미엄’ 소금에 많은 돈을 지출한다”고 지적했다. 소금과 건강에 관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캐시’라는 단체의 그레엄 맥그리거 교수는 이날 BBC에 출연해 “유명 요리사들이 TV에 나와 바다 소금이나 암염이 몸에 좋다면서 많이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런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금이 들지 않은 음식일수록 몸에 좋다”면서 “몸에 필요한 소금은 이미 과일, 야채, 육류, 생선 등에 충분히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일반적으로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바다 소금을 만드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사는 값싼 식탁용 소금에 들어 있는 첨가물 등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면서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위치’는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간편식이나 즉석식품 제조업체에 소금 사용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이행 여부를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