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생 1만여명이 9일 런던 도심에 모여 정부의 대학 학비 인상 방침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과 강사 등 1만여명은 이날 낮 런던 시내 유니버서티 컬리지 런던 캠퍼스에서 대학 지원 예산 삭감과 학비 인상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을 규탄했다.
영국 정부는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대학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대학들이 내년 9월 신입생부터 대학 학비를 현재 3천 파운드(한화 약 555만원)에서 최고 9천 파운드(1천66만원)로 인상하도록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옥스퍼드대학, 케임브리지대학 등 대부분의 대학이 2012학년도 신입생부터 최고액인 9천 파운드를 받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비 폐지’, ‘무상 교육’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트라팔가 광장을 거쳐 반 월가 시위대가 노숙 농성중인 세인트폴 성당을 지나 금융지구인 시티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동상 근처에 기습적으로 20여채의 텐트를 설치했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이날 시위를 기획한 ‘학비 인상 반대 전국 학생 연합’의 마이클 체섬은 “정부가 고등교육 시스템을 시장 원리에만 맡기려고 하고 있다”면서 “백만장자로 구성된 내각이 학생들에게 학비 3배 인상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4천여명의 진압 경찰을 배치하고 고무총탄을 장착한 진압 경찰까지 원거리에 대기시켰다.
지난해 11월 학비 인상 반대 시위에서는 가두 행진 도중 일부 참가자들이 정부 청사에 난입하고 기물을 파손했으며 찰스 왕세자 부부가 탄 차량에 테러를 가해 지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