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 직원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타계할 경우를 대비해 올바른 보도기법을 교육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번 교육은 앞으로 있을 엘리자베스 여왕의 타계 소식을 보도할 때 과거 한 직원이 저질렀던 결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마련된 조치라고 신문은 전했다.
BBC는 지난 2002년 전문 앵커인 피터 시손스가 회색 정장에 진홍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인 여왕 모후의 타계 소식을 전하는 바람에 거센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게다가 당시 경쟁 방송사 ITV의 앵커가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 전통적 옷차림을 충실히 지킨 탓에 BBC에 대한 비난이 악화되면서 시청자들의 엄청난 불만이 쏟아졌다.
이 사건 이후 BBC는 내부 정책을 바꿨고, 이에 따라 앵커들은 어두운 색의 정장을 입어야 하며 특히 남성 앵커들은 경의의 뜻으로 흰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직원의 실수 때문에 BBC가 왕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던 경험은 시손스 사건 외에도 또 있다.
BBC에서 13년간 특파원으로 일한 니컬러스 위첼은 2005년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클로스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의 결혼 결정에 대해 아들인 윌리엄, 해리 왕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 공세를 퍼부어 찰스 왕세자를 화나게 하기도 했다.
BBC의 한 소식통은 현지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에서 “다른 언론사들처럼 BBC도 준비해놓은 계획이 있으며 직원들에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바를 이해시키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통보받은 수정된 방송계획에 따르면, BBC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타계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 TV 화면에 여왕의 사진을 내보내고 국가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할 계획이다.
또 장례식이 거행되는 12일간 BBC 전 채널에서 모든 코미디 프로그램의 방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