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동포’와 ‘교포’를 같은 뜻으로 알고 있지만 의미가 다르다. ‘동포(同胞)’는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들로, 동일한 민족의식을 가진 사람 모두를 가리키는 말이다. ‘교포(僑胞)’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동포로, 거주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동포’보다 좁은(적은) 의미다. ‘동포’는 국내동포와 재외동포로 나뉘며, ‘재외동포’가 곧 ‘교포’다. 따라서 ‘재외교포’란 표현은 어색하고 재외동포나 ‘교포’라고 해야한다. 교민(僑民)이라는 말도 쓴다. 남영신의 국어사전에 따르면 ‘교(僑)’자가 ‘객지에 나가 살 교’로 ‘남의 집 혹은 나라에 붙어서 살다, 타국에서 임시로 살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교포’의 원래 뜻은 외국에 나가서 임시로 살고 있는 동포를 가리키며 따라서 이들의 출생지나 국적은 당연히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교포 가운데 그 나라의 국적을 얻게 되면 교포의 개념에서는 제외된다. 이에 반해 동포는 어디서 살고 어느나라 국민이든 상관없이 한국인의 핏줄을 받은 사람이면 다 포함된다. 재영동포 재영교포 모두 가능한 표현이다. 단, 영국인과 결혼후 영국국적(시민권)을 취득해 영국에 살고 있는 경우 ‘재영교포(교민)’란 표현은 옳지 않다. ‘재영동포’라고 불러야 한다. 북한동포를 ‘교포’라고 하지 않는 것에는 남북이 한 나라, 한 겨레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또 중국동포를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입장에서 소수민족인 우리동포를 부르는 것인데 우리마저 그렇게 부를 이유가 없다. 러시아(중앙아시아) 동포인 ‘고려인’(카레이스키←까레이쯔)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연설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칠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혹은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했던 KBS-TV의 <가요무대>에서도 늘 ‘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면 이해가 더 쉽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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