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2일 양성평등을 제고하기 위해 왕실 장녀의 왕위계승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왕위계승 관련법’을 개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국가원수로 있는 영연방 15개국에 왕위계승 제도의 현대화에 대한 견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개혁안에 따르면 손위 누나가 있어도 아들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는 현행법과는 달리, 앞으로 윌리엄 왕자 부부에게서 태어날 첫 아이는 딸이어도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개혁안에는 또 왕위세습자와 로마 가톨릭교도 간의 혼인금지 원칙을 폐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캐머런 총리는 서한에서 “우리는 모든 면에서 양성평등을 지지한다. 고위 공직과 관련된 원칙에서 계속 남성을 우위에 두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왕실과 가톨릭교도와의 혼인을 금지한 것은 “역사적 변칙”이라고 일축한 뒤 “이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머런 총리는 또 “많은 이들이 (개혁을 위해) 의회를 비롯한 법적 절차를 시작하는 데 대해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이것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확신하며, 내가 여기서 한몫을 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01년 제정된 왕위계승법을 개정하려면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영연방 국가의 동의가 필요하다. 캐머런 총리는 이달 말 호주에서 열리는 영연방정상회의(CHOGM)에서 각국 지도자들과 만나 왕위계승과 관련한 개혁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