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 숫자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세계적 컨설팅 전문업체인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 내 FTSE 1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20%는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었고 여성이 중역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는 5%에 불과했다. 또 지난 10년 새 기업들의 이사회내 여성 비율은 5%에서 9%로 매우 미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 협력·보수팀의 캐럴 애로우스미스는 “이사회에 여성이 전무한 기업의 수는 꽤 충격적”이라며, 지금과 같은 속도로는 여성 임원 비율을 30%로 끌어올린다는 ‘30% 클럽’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2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30% 클럽’은 이사회 내 여성의 참여 강화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설정한 목표로, 앞서 머빈 데이비스 전 통상장관이 기업들에 여성 임원 확대를 촉구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데이비스 전 장관은 지난 2월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을 오는 2015년까지 25%로 늘려야 한다면서 6개월 안에 기업별 목표를 설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크랜필드 대학이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FTSE 1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 가운데 33곳만이 이 같은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새롭게 임명된 임원 가운데 여성은 단지 22.5%를 차지했으며 FTSE 100 지수 기업 이사회들의 여성 비율은 14.2%, 이들 가운데 간부급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데이비스 전 장관은 바람직한 경영 관행과 실적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여성 임원이 필요하다며 “성공하려면 팀 내에 참여와 다양성이 필요한데 너무 많은 기업이 이러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 장관과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여성 임원 할당제를 의무로 적용할 뜻은 없다면서 “데이비스가 장려하는 자율적 접근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