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관광명소인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빅벤이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 템스 강가 의사당 건물의 일부인 빅벤은 1843년 화재 이후 1859년 재건축돼 지난 2009년 150주년을 맞았다.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빅벤은 북서 방향으로 0.26도 기울어졌으며 매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15피트(96m) 높이인 이 탑의 꼭대기는 맨 아랫 부분 보다 1.5피트(46㎝) 가량 쏠려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빅벤이 기운 것은 지하철 주빌리 라인이 90년대 확장 개통되고 지하 주차장이 들어서는 등 주변 건축물로 인해 지반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03년에 심하게 기울어진 것으로 조사됐으나 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사탑 피사의 기울기는 4도에 이른다. 의사당 광장에서 동쪽 템스강 방향으로 빅벤을 자세히 관찰하면 육안으로도 기울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일간 데일리메일은 10일 현재의 속도로 빅벤이 계속 기울어지면 4천년 뒤에 피사의 사탑 만큼 기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를 진행한 임페리얼 대학의 존 버랜드 명예 교수는 “더 심하게 기울어진다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빅벤은 건립이후 152년 동안 국제 표준시를 가르켜 왔으며, 빅벤의 종소리는 영국의 TV나 라디오 뉴스 시보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