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자선 단체들이 나눠주는 음식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업체와 대형 슈퍼마켓에서 팔다 남은 음식을 사회 복지 시설 등에 공급해주는 푸드뱅크인 페어쉐어는 3일 음식을 지원받는 사람이 하루 3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만9천명에 비해 21%나 증가한 것이다. 페어쉐어는 영국 17개 지역에서 식품업체와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하지 못한 음식물을 수거해 노숙자 쉼터, 고령자나 환자 등을 주간에 보호해 주는 시설, 모자보호시설 등에 무료로 공급해주고 있다. 이 푸드뱅크에 음식물 지원을 요청하는 사회 복지 시설도 600여개에서 700여개로 늘었다. 페어쉐어가 사회 복지 시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42%가 음식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사회 복지 시설의 3분의1은 정부 보조금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가운데 65%는 예산을 맞추기 위해 음식 관련 예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어쉐어의 린제이 보스웰 사무총장은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음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유례없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식품 업체 등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매년 유통 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음식은 300만t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푸드뱅크를 통해 필요한 곳에 전달되는 비율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데일리 메일은 “푸드뱅크의 음식을 찾는 사람이 그동안 노숙자나 극빈층에 국한됐으나 이제는 가족 단위 또는 실업자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정부 보조금을 청구하면 실제 이를 받기까지 오래 걸려 푸드뱅크에 기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보수당 정부는 지난해 5월 집권 이래 정부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각종 복지 수당을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