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경찰 규모를 줄이기로 한 영국 정부가 모든 경찰관에 대해 출퇴근시에 근무복을 입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경찰력을 줄이더라도 노출로 인해 범죄 예방효과를 높이 수 있다는 취지이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비현실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폴리시 익스체인지’는 5일 보고서를 통해 경찰관들이 아침 저녁에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면서 근무복을 착용하면 1천200명을 거리에 배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폴리시 익스체인지는 집권 보수당의 싱크탱크로 정부의 의뢰를 받아 경찰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보고서를 냈다. 경찰의 대국민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려면 경찰이 국민의 눈에 많이 띠어야 하는데 모든 경찰관에게 출퇴근시 근무복을 입도록 의무화하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범죄 예방 효과와 국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대표 기구들은 경찰관과 그 가족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하위직 경찰조직을 대표하는 경찰관 연합회는 “이번 보고서는 경찰관이 근무복을 입고 집을 떠나 근무지로 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서장 협의회도 “대부분의 경찰관은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하는데 근무복을 입고 출근한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찰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이는 예산 삭감에 따른 불만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경찰 예산을 6% 삭감하는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런던 등에서 폭동이 발생하면서 경찰력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