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올해 비싼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대학들이 조만간 등록금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18일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고등교육 정책연구소(HEPI)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대다수 대학이 정원미달 사태를 피하고자 한 해 등록금을 평균 7천500파운드(약 1천300만원)까지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학 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학비 인상을 허용하면서 등록금을 대폭 올리려던 현지 대학들이 다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학비 인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학생들의 무더기 입학연기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
신문에 따르면 올해 20만명 이상의 대학 입학시험(A 레벨) 응시자가 대학 진학을 늦출 것으로 예상되며 상당수는 한 해 등록금이 최고 9천파운드까지 올라가는 2012년에도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2013년까지 기다릴 뜻을 밝힌 상태다.
이날 영국 학생 25만여명이 A 레벨 성적표를 받았지만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권 학생들조차 대입을 미루고 임시로 직장을 구하거나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신문이 전했다.
이 때문에 HEPI는 보고서에서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를 선택하지 않으면 “매년 8% 이상의 학생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대학 간 경쟁을 조장한 상태여서 대학들이 선뜻 등록금을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대입시험에서 최소 A-A-B(두 과목 A와 한 과목 B) 이상의 점수를 얻은 학생들을 모집한다는 조건으로 대학들로 하여금 입학 정원을 늘리도록 허용했다.
HEPI는 이런 정책 때문에 대학 대부분이 기존의 상위권 학생들을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우수 학생들을 추가로 모집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고 장학금은 늘리면서도 학비는 인하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영국 출신 학생들에게 ‘패스트 트랙’ 입학절차를 허용하는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대학을 예로 들면서 유학을 선택하거나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기업과 ‘계약’하는 방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