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범죄 피해자와 전사자 유족 전화의 해킹 파문으로 비난에 휩싸였던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10일자 신문을 끝으로 폐간됐다. 뉴스오브더월드는 “그간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안녕히(Thank You and Goodbye)”라는 짤막한 1면 헤드라인과 함께 168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9일 공개된 뉴스오브더월드 종간호의 1면과 맨 뒷면은 그간 이 신문이 보도했던 수많은 특종 기사의 이미지로 장식됐다. 1면 헤드라인 위로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신문 1843-2011”이라는 글귀가, 헤드라인 아래로는 “168년의 역사 속에, 750만 애독자들께 슬프지만 자랑스러운 끝 인사를 건넵니다”라는 소제목이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사무실에 머물며 마지막 지면을 채운 뉴스오브더월드 기자들의 표정에서는 슬픔과 아쉬움이 짙게 배어났다. 한 기자는 “안녕, 무정한 뉴스오브더월드. 나는 오늘 너를 떠난다”라는 문장이 적힌 셔츠를 입고 일했고,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콜린 마일러 편집자는 자사 기자들이 굉장히 힘든 하루를 보냈다며 “직원들에게도 말했지만, 지금 이곳은 우리가 있고자 했던 곳도, 이어야 할 곳도 아니다. 하지만 종간호는 750만 애독자와 우리 직원들에게 바치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했다. 폐간과 함께 약 200명에 달하는 뉴스오브더월드 기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됐다.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경영진은 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돕겠다는 태도지만 언론계에서는 해킹 당시 취재의 책임을 지고 있던 편집자가 여전히 뉴스인터내셔널에서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뉴스오브더월드는 영국에서 연예인과 정치인, 왕실가족 등에 관한 각종 가십성 기사로 인기를 끌어왔으나 최근 10대 범죄 피해자와 아프간 파견 장병 유가족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해킹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폐간됐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는 최고 경영진이 뉴스오브더월드 관리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을 경우 머독 회장의 뉴스코프로부터 400만파운드의 투자금을 빼겠다고 밝히는 등 사건의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