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가 취임 9개월을 맞아 친형인 데이비드 밀리반드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에드 밀리반드 당수는 노동당이 보수당에 정권을 내준 뒤 치러진 지난해 9월 당수 경선에서 노동조합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데이비드 밀리반드 전 외교장관에 역전승을 거두고 당수에 올랐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1면 기사에서 “밀리반드 형제의 전쟁으로 노동당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데이비드 친구의 말을 인용해 데이비드가 노동 당수로서 동생의 실패를 고대하고 있으며 당수 경쟁에 다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 메일 일요판은 데이비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에드 당수를 밀어낼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한술 더 떴다. 노동당 현역 의원들 사이에는 현 당수 보다 데이비드 지지자가 더 많다. 에드 당수는 당권에 대한 도전을 무마하기 위해 원로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고 일요신문 옵서버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선데이 타임스는 노동당 의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에드 당수가 무엇을 표방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의원들의 3분의2는 당수가 야당 지도자로서 총리에 맞설 영향력이 없다고 응답했고, 41%는 그를 당수로 선출한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무장관을 지낸 데이비드 블런켓 의원은 에드 당수에게 유권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당 내에서는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가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데도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밀리반드 형제의 측근들은 그러나 “두 형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불화설을 부인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전 외교장관은 당수 경쟁에서 밀려난뒤 일선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