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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이 문 열 (李 文 烈)
코리안위클리  2002/10/31, 07:22:48   
임 상 우 / Wimbledon School of art 무대디자인 BA. MA

발표작마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인의 반 이상이 그의 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베스트 셀러를 남긴 작가, 이문열이 ‘에딘버러공 펠로우쉽’ 대상자로 선정돼 5주 일정으로 영국을 찾았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제공한 숙소에 머물며 강연 등 바쁜 일정속에서도 작품구상의 끈을 놓지않는 그는 동행한 부인을 위해 손수 밥을 짓고 함께 펍에서 기네스를 즐기는 다분히 인간적이며 자상한 남편의 모습이었다.




<사람의 아들>, <젊은날의 초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황제를 위하여>, <선택>, <변경>, <대륙의 한>, <삼국지>, <수호지>. 이정도 제목을 열거하면 누구나 소설가 이문열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작가상’, ‘동인 문학상’, ‘이상 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 예술상’, ‘대한민국 문화상’ 등 한국의 문학적 큰 상은 거의 수상한 부동의 베스트셀러 작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립진영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항상 논쟁의 중심에 서는 소설가.

4번째 영국방문
필자는 아주 운이 좋게도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중 두 명을 영국에서 만났다. 그 중 한 명은 소설가 최인호씨다. 그와는 94년 영국에서 짧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고, 98년 <명성황후>의 연출자 윤호진 교수와 작곡가 김희갑씨와 함께 다시 인터뷰를 했었다. 당시 작가 최인호씨에게서는 어딘가 모르게 도시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이번에 만난 이문열씨는 동네 아저씨와 같은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알 수 없는 강한 카리스마가 동시에 와닿았다. 아마도 그것은 출판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고 주관이 강한 작품성격으로 인해 끊임없는 비판과 토론의 대상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인>은 그의 책 중 가장 조금 팔렸지만 무려 20만권이 팔렸고, 총 2천4백만권 이상의 책이 팔려나간 현존작가 중 가장 많은 책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모두 성공한 소설가이자 가장 많은 외국어 번역본이 출판된 작가. 그는 영국에 5주간 머물다 11월3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번이 그에게는 4번째 영국 방문이다. 그 중 이번이 가장 오랜 기간 체류하는 것이고 지난 겨울에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런던공연 당시 원작자로서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번의 영국방문은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에딘버러공 펠로우쉽’의 대상자로 선정되어 캠브리지에 머물며 캠브리지 교수들과 문학 정보교환, 유명 문학작품의 배경 장소 방문 및 캠브리지 대학에서의 강연회를 가지고 29일에는 런던대학 중 하나인 SOAS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과 영국 및 유럽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강연회를 가졌다.

냄비밥과 북청 물장수
이문열씨의 이번 영국방문은 캠브리지 대학 중 하나인 처어칠 칼리지에서 체류 일체를 담당했다. 그는 대학이 마련한 숙소에 머물며 작품구상과 독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필자가 방문한 숙소는 약 40평되는 공간에 넓은 거실과 서재, 2개의 침실과 커다란 베란다가 있는 현대식 플랫 형태였다.
캠브리지에 있으면서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특히 음식문제가 고통이었다. 입맛이 완전 토종인 그는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해서 런던까지 내려와 한국식품을 사고 냄비로 밥을 해먹었다. 처음 부인(박필순 여사)이 전기 밥통을 사자고 했을 때 그가 “밥은 내가 책임진다”고 약속한 후 지금까지 냄비밥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영광스럽게도 작가 이문열씨가 직접 지어준 냄비밥과 사모님이 끓여준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었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아 밥을 두 그릇이나 먹을 정도였다.
이문열씨에게는 이번에 부인이 붙여준 별명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북청 물장수’이다. 매일 숙소에서 약 3킬로 정도를 걸어가서 2리터 짜리 물 3병 정도를 사온다. 무게가 꽤 나가지만 그 덕에 매일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즐거운 일 아니냐고 본인은 되묻지만 부인은 내심 안타까운 맘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이문열씨는 워낙 술을 좋아해 종종 대학 내 펍에 가서 기네스 맥주를 마시곤 하는데 많이 마실 때는 7잔 이상을 마신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혼자 교내 펍에서 기네스를 여지없이 7잔을 마시고 숙소에 돌아와 와인을 두 병이나 비우고도 양에 차지 않아 부인한테 함께 펍에 가자고 졸랐다고 한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까지 마시는 습관을 익히 아는 부인이 만류도 포기하고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그가 잠이 들어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술만큼  담배도 즐겼지만, ‘그냥 끊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3월2일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한다.  

내 글은 아내가 다 쓴다
작가 이문열씨의 부인 사랑은 지독하다 못해 애절하다. 친구의 동생이었던 부인을 만나 3명의 자녀를 둔 그가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처음에 글을 쓸 땐 내 글의 1/3은 아내가 썼다. 30대에서 40대 중반까지는 1/2, 지금은 내 글 전부를 아내가 썼다.” 항간에 그가 반페미니스트라고 많이 얘기하는데 필자가 지켜본 그는 전혀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반페미니스트가 아내를 위해 냄비밥을 하며 아내를 위해 손수 차를 끊이고 매일 물을 사러 몇 킬로를 걸어서 다녀오겠는가.
작가 이문열씨의 부부금술은 마치 아직도 신혼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다정다감해 보였다.  냄비밥을 할 때 부인이 불을 끄자 좀더 뜸을 들여야 한다며 옥신각신하다가 “에이! 밥이 꼬들꼬들 하네...”라며 부인의 밥을 직접 덜어주는 모습과 어느 기자가 이천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담배를 피우다가 부인이 들어오자 손등으로 가리고 있다가 부인이 나가자마자 “안들켰다! 안들켰다!” 하면서 신나하는 모습 등 그에게서 권위의식은 찾을 길이 없었다.
박여사는 그가 무명일 때 글을 편하게 쓰게 하려고 아이 둘을 데리고 나가 시간을 보내고 오면 막내가 그의 등에 매달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있는 와중에도 그는 정신없이 글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워낙 대식구라 한때는 식구가 9명이나 되었는데 동네 외상값이 너무 많아 처음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받은 2백만원의 상금을 쌀집이며 구멍가게며 주위에 빚잔치를 하는데 다 썼다고 한다. 하지만 박여사는 지금껏 한 번의 불평도 없이 그의 뒤에서 지켜봐 주는 그의 창작 활동의 가장 큰 후원자라고 한다. 이번에 영국에서 둘이 보내는 시간들이 얼마나 값진 시간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작품에만 전념할 터
그는 지난 4년 동안 작품활동을 많이 못했다. 작년에는 ‘작가 이문열 책 장례식’ 사건 후 소송까지 걸렸으나 얼마전 재판부는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가 “자신들을 현 정부의 홍위병, 친북세력으로 매도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설가 이문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을 기각 판결했다. 사건도 마무리 됐고 이젠 한국으로 돌아가면 앞으로 10년 동안 작품활동에만 전념하겠다는 그. 예전 세종대 정교수로 있다가 작품활동을 위해 교수직을 버리고 왕성한 활동이 있었듯이 앞으로의 작품활동에 대해 대단한 각오가 엿보였다.
“지금까지 6만매 정도의 글을 썼어요. 그 중 3만 매는 삼국지나 수호지 같은 것이고 나머지 3만매는 순수창작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나보고 다작을 한다고 비난하는데 외국 작가들은 나보다 젊은 나이에 이미 더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들도 수두룩합니다. 한국 작가들은 자신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말입니다.”라며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다. 6만매는 책 60권 분량이다. 그는 윤호진 교수의 다음 작품인 <몽유도원도>(최인호씨 원작)의 차기 작품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인이 4천만이라고 할 때 이문열씨의 책을 들고 나오라고 하면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인구의 반 이상이 그의 책을 들고 나오고, 어느 집에 가든지 책꽂이에 그의 책 한두권쯤은 꽂혀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그러한 대작가의 권위주의 보다는 아주 편안하고 지나가다 인사를 하면 너무나 친절하게 받아주는 따스한 사람이다. 약간은 어눌한 말투 같지만 말 안에는 무한한 지식과 철학이 가득 차 넘치는 모습이 느껴지는 소설가이다.
그는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차 안에서 이동할 때 잠깐 눈을 붙이고 나서 “나 잤나?”라고 묻기에 주무셨다고 하자 “코 골았나?” 라며 되묻고는 아니라고 하자 “그럼 안잤다.”라고 하는 모습에서 자신이 창작한 작품이 (코를 골았을 때 옆에서 코고는 소리를 들어야만 잔 것처럼 느끼듯이) 독자들에게 작가의 의지와 철학이 전달돼 느끼고 공감해야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최고의 작가로 한국문학사에 영원히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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