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긴축재정을 펴는 가운데 의회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의사당을 결혼식 등 각종 외부 행사 장소로 빌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하원 사무처는 시계탑 ‘빅벤’으로 유명한 의사당의 웨스트민스터 홀을 하루 2만5천파운드(한화 약 4천500만원)를 받고 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를 열수 있는 공간으로 임대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6일 보도했다. 템즈 강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 의사당 한쪽의 테라스는 피로연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트민스터 홀은 원래 11세기 웨스트민스터궁의 일부였으나 13세기부터 법정으로 사용됐다. 청교도 혁명 당시 올리버 크롬웰이 왕당파를 제압하고 국왕 찰스 1세를 포로로 잡은 뒤 의회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죄목으로 국왕에게 사형을 선고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의원이 미리 예약한 지역구민을 초청하는 경우 등 극히 제한적으로 관광코스로 개방되고 있다. 의사당 내에는 모두 9개의 카페와 5개의 식당, 3개의 술집이 있는데 적자폭이 확대돼 현재 연간 손실액이 570만 파운드(102억원)가 넘는다. 웨스트민스터 홀과 식당 등을 외부인에게 임대할 경우 손실액의 절반 정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의회 사무처측의 계산. 사무처측은 또한 회기가 열리지 않는 때에 맞춰 의사당내 오래된 미술품을 보여주면서 차와 간식 등을 제공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현재 의사당 내에서만 판매하는 빅벤 연필과 위스키 등의 기념품을 의사당 밖의 광장에서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