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품이 붕괴된 뒤 그 빈 자리를 메워온 각국의 부동산 시장이 수년 안에 ‘거품 붕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29일자)에서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카드로 지은 집(House of Cards)’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지난 7년간 사상 최고의 급등세를 보여온 세계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버블 국면에 이르렀다”며 “이르면 내년 또는 수년 내에 거품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주택 부문의 수익 대비 가격 비율이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30년 평균보다 16∼30%씩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들었다.
이 잡지는 또 ‘장기적인 주택 취득능력’을 나타내는 평균 수입 대비 평균 집값의 비율이 스페인·네덜란드·아일랜드 등에서 지난 30년 평균치를 40∼50% 웃돌고 있어, 현재 부동산 시장이 과거 부동산 버블시기를 넘어섰거나 근접한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런던과 뉴욕, 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집값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이에 따른 영향은 증시 붕괴보다 훨씬 크고 경기 후퇴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잡지는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업자와 투자자들이 ‘땅은 한정돼 있고 인구는 늘어나며, 소득은 높아지고 금리는 낮아져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버블 붕괴 우려에 코웃음치고 있으나, 이런 상식으로는 최근 5년간 홍콩에서 집값이 65%나 하락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