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선거제도 개편을 결정할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연립정부에 참여한 자유민주당의 당수 닉 클레그 부총리가 보수당 당수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직접 비판하고 나서 연정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클레그 부총리는 지난달 24일 인디펜던트지와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을 옹호하고 있다”면서 “그는 극우주의자와 공산주의자 등 선거개혁을 원치 않는 반동분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레그 부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최다 득표자 당선 방식인 현행 선거제를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e)로 전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선호투표제는 투표자가 후보들에게 선호 순위를 부여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후보의 2순위표를 상위 후보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을 반복해 당선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제3당이었던 자민당은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는 현행 선거제도가 기존의 양당 체제를 고착화한다고 판단, 연정 구성 과정에서 이미 선거제 개편을 요구했었다. 클레그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선호투표제에 대한 반대(No)는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 기만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이것(선호투표제 반대)이 “우익 엘리트의 마지막을 알리는 결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당은 현행 선거제도 유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전통적으로 내각 각료들은 서로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 왔기 때문에 클레그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이미 내부에서 상당한 갈등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를 두고 클레그 부총리가 당 내부에서 연정 파트너인 보수당에 너무 많이 휘둘려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민당과 함께 선거제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노동당 역시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자는 ‘예스’ 캠페인에 돌입했다. 한편,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5일에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의회 선거 등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