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보건부, 지역사회.지방정부부(DCLG) 등 영국 정부 부처 3곳이 민감한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기밀 정보를 적절하게 편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정부 측의 실수로 일반에 공개되지 말아야 할 정보를 누구나 컴퓨터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전날 국방부가 온라인에 공개된 정부 보고서를 통해 영국 핵 잠수함에 관한 기밀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시인한 뒤 다른 정부 웹사이트를 검토한 결과, 부처 3곳에서 비슷한 기밀 유출 사례 4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국방부 보고서에서는 지워진 부분들을 복사해 다른 문서 안에 붙이면 삭제됐던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이같은 방식으로 유출된 기밀에는 영국 해군 노후 핵잠수함의 원자로 노심용융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가 포함돼 있었으며, 미 해군 핵잠수함 원자로 관리에 관한 기밀도 포함돼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텔레그래프가 정보자유법을 통해 공개된 문서 수천 건을 검토해 추가로 발견한 기밀 유출 사례 역시 전자 문서를 편집하는 방법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일부 관리들은 기밀 내용을 가리기 위해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를 흐릿하게 처리했지만, 삭제하지는 않았다. 이 경우 일반 가정용이나 오피스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지워진 텍스트를 볼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같은 편집 실수 때문에 군 잠수함 프로젝트에 관한 국방부 문서에서는 문서를 처리했던 관리의 이름이 노출됐다. 혈액 오염에 관한 비밀회의 내용을 다룬 보건부 문서에서는 관리와 외부 전문가들의 이름을 매직펜으로 지우기만 했기 때문에 문서를 인쇄해 빛에 비추면 이를 읽을 수 있었다. 하청 업체와의 협상 내용이 담긴 지역사회, 지방정부부 문서는 비보안 포맷으로 저장돼 일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편집된 부분을 복원할 수 있었다. 야당인 보수당의 패트릭 머서 의원은 “분명 공개되지 말아야 할 민감한 이슈들이 있다”며 국회에서 정보 보안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