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게 판매하는 곳이 있으면 차액의 2배를 보상합니다” 이러한 판촉 문구를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가 차액 보상을 노린 ‘악성 쇼핑객들’로 인해 진땀을 뺐다. 테스코는 판매 물품 가운데 다른 곳 보다 비싼 것을 발견하면 차액의 2배를 보상하는 ‘가격 비교’정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이는 일부 비싼 품목이 있더라도 차액이 크지 않아 2배를 보상하더라도 얼마 안되고 대부분의 쇼핑객은 소액을 보상받는 일이 번거로워 일일이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 꽤나 성공을 거둬 테스코가 다량 구매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살기가 빠듯해 지면서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알뜰 쇼핑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주류, 세제, 애완식품 등을 찾아냈고 심지어 다른 유통업체에서 고객을 끌기 위해 내놓는 소위 ‘미끼 상품’ 가운데 가격 편차가 큰 것만 골라 구입한뒤 차액을 요구하는 일도 잇따랐다. 한 쇼핑객은 다른 유통업체인 아스다에서 81파운드로 구입할 수 있는 물품만 골라 테스코에서 126파운드에 산 뒤 차액 45파운드의 2배인 90파운드(한화 약 16만5천원)를 보상받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웹사이트에는 한 고객이 이러한 방법으로 무려 600 파운드의 수입을 올렸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고민 고민 하던 이 유통업체는 결국 보상 한도를 최대 20파운드로 제한한다고 25일 발표했다. 테스코 대변인은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다른 유통업체가 판촉을 위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골라 보상을 요구했다”면서 “그들의 기발한 발상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고객 5천명 가운데 1명꼴로 20파운드 이상을 보상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쟁업체인 아스다의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면서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테스코에 촉구했다. 영국에서는 18년 전 한 유통업체가 100파운드 이상 구매 고객에게 항공권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뒤 5천만 파운드의 적자를 내고 파산하다시피 했던 적이 있다고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