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재정 위기로 2015년까지 군 총병력의 10분의 1가량인 1만7천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예산 수십억 파운드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이런 병력 감축안을 발표했지만, 군사 전문가들과 전직 장교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영국군 1만명까지도 잠재적 해고 대상자에 포함돼 사기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감축 예정인 병력 1만7천명 가운데 1만1천명은 기존 군 복무자 가운데서 선별되며, 나머지 6천명은 ‘자연 감소분’으로 전역과 모병 축소 인원에 해당된다.
육·해·공 3군 가운데 가장 먼저 세부 감축안을 발표한 영국 공군은 9월에 1천20명을 줄일 예정인데, 이중에는 새로 조종사 자격을 획득해 훈련 중인 170명도 포함되며 토네이도 전투기 2개 중대도 해체돼 해당 인력이 재배치된다.
영국 공군은 향후 3년 동안 2천7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육군은 같은 기간 5천명을 감축하고 해군도 3천300명을 내보낼 방침이다. 이 같은 병력 감축은 작년 10월 발표된 ‘전략적 방위안보 검토’의 예산 삭감안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지난달 육군이 아프간 전장에서 복무 중이던 하사관 1명을 포함해 장기근속 하사관 수 명에게 대면이 아닌 이메일을 통해 해고 사실을 통지한 것과 관련해 비판에 직면해 있다.
영국 더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날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데 영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발언 후 수시간 만에 정부의 병력 감축안이 발표돼, 그의 발언이 빛이 바랬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특히 예산 부족과 예비 부품 조달난 때문에 영국 차세대 전투기인 ‘타이푼’ 조종사 7명 가운데 1명꼴로만 제대로 훈련을 받은 사실이 공개돼 국방부를 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엄 폭스 국방장관은 “향후 10년간 380억 파운드의 국방 예산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는 차원에서 어렵지만, 병력 감축을 결정했다”며 “우리 군이 불확실한 미래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당 예비내각 국방장관 짐 머피는, 정부가 전방에 있는 군인들이 병력 감축에 영향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탈레반과 싸우고 있는 우리의 용감한 군인들 가운데 일부가 국내 대중에게는 영웅으로 환영받으면서 동시에 정부에 의해서는 해고되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