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유명인사 휴대전화 메시지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경찰은 도청 피해 가능성이 있는 수천명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도청 피해자가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날 발표로 이번 사건 피해자 규모가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유명인사 도청 사실이 알려진 이후 영국 의회와 언론계, 신문의 전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도청 피해자가 경찰이 밝힌 규모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신문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숨기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도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경찰이 피해자들의 증거 제시 요구에 억지로 응한다는 불만을 터뜨렸고 경찰도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의혹을 더욱 키웠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뉴스 오브 더 월드 측 문건에 이름이 오른 도청 피해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에이커스 경무관은 “우리는 새로운 조사에서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고 그들(도청 피해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모두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우려를 경찰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그동안 관련 수사에서 3천여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존 프레스콧 영국 전 부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로부터 자신이 도청을 당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경찰이 결국 진실을 밝혀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