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한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음악담당 기자 알렉스 호밴은 지난달 27일 블로그를 통해 팝음악과 관련한 북한 경험을 소개했다.
지난 1년간 몇차례 방북했다는 기자는 북한 사람들에게 어떤 주제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물으면 당이 주입한 대로 말했지만, 음악을 주제로 삼으면 정치성을 배제한 채 북한 주민들의 세계에 대한 시각을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광팬’이며 클랩튼이 평양에서 공연한다면 친선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위키리크스의 폭로문건 내용을 인용하면서 팝음악을 이용해 가교를 놓는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를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팝 외교가 영토분쟁을 해결하거나 정부간 정면 대결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작년 9월 북한의 한 호텔에서 겪었던 기이한 경험도 소개했다.
당시 그는 뇌물성 금전 요구를 거부한 뒤 호텔에 24시간 감금됐는데 자신을 가장 어리둥절하게 한 것은 언제 풀려날지 모른다는 사실이 아니라 붙잡혀 있던 호텔 로비에서 런던 이스트엔드의 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다는 것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아마 이스트엔드 음악을 틀어 “우리가 떠나온 런던 동부를 떠올리게 하고 이를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돈을 내도록 만들자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스트엔드가 아니라 “퍼트니 출신이기 때문에 이 작전이 먹혀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마이클 잭슨의 북한 무대 데뷔에 관한 진실, 북한내 최고의 팝송들, 영국 팝가수 자비스 코커에 대한 북한 공산당 간부들의 견해 등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