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음주 문제가 심각한 영국에서 술에 부과된 세금 이하로 술을 싸게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영국 연립정부는 18일 흥청망청 술을 마셔대는 분위기를 줄이기 위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 유통업체나 주점들이 술을 세금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영국에서는 술에 주세와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라거 맥주 1캔의 경우 알코올 함유량에 따라 38~78펜스(한화 약 700~1천400원)이고 보드카 1ℓ의 경우 10.71 파운드(한화 약 1만9천원)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이 가격 밑으로 판매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폭음을 막아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 무질서 행위를 줄이기 위한 취지다. 테스코, 아스다. 세인즈베리 등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맥주, 와인 등을 묶어 싼 가격에 대량 판매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경쟁적으로 펴고 있다. 영국 내무부는 “음주 풍조를 바로잡기 위한 첫 번째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건전음주 문화 캠페인을 벌여온 단체들은 “알코올 도수에 비례해 최저 가격을 정해야 하는데 단지 세금 이하로만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단체들은 이번 조치 만으론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미끼 상품’으로 술을 활용하는 행위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알코올 1 단위 당 최저 가격을 45펜스로 정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건전한 음주자들의 반발과 유럽연합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영국에서는 폭음으로 인해 한해 1만5천명이 사망하고 120만 건의 각종 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음주로 인한 국가 의료 비용이 연간 27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