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국가 부채가 17일 사상 처음으로 1조 파운드(1조6천억달러 상당)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가 부채를 가구별로 계산하면 가구당 4만 파운드(7천만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시민단체들은 1조 파운드의 국가 부채가 100만파운드의 100만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로 ‘매우 놀라운’(terrifying) 기록이라며 영국은 올해 국가 부채의 이자로만 430억 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430억 파운드로 인해 영국 국민은 매일 1억2천만 파운드를 이자로 갚아야 한다.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는 국방비 지출을 초과하는 액수다. 1조 파운드의 영국 국가 부채는 17일 오후 5시 15분(현지 시간) 미국의 국가 부채 게시판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판 ‘국가채무 시계’(NDC)에 기록됐다. 영국의 국가 부채는 10년전 3천억 파운드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5년전에는 5천억 파운드를 밑돌았다. 영국의 국가 부채는 고든 브라운 노동당 정권 당시 지방 정부 지출이 크게 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제 금융을 단행하면서 더욱 급증하게 됐다. 재무부는 영국 정부의 긴축 재정이 얼마나 절실한 시점인지 국가 채무의 증가 추세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지출 감축과 증세 등을 통해 연간 부채를 2014-2015년까지 노동당 시절의 1천560억 파운드 규모에서 350억 파운드 규모로 대폭 삭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조 파운드 규모의 국가 부채에는 공공 부문의 연금 비용이나 개인 모기지, 크레디트 카드, 개인 대출, 당좌 대월 액수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영국 ‘납세자 연합’(TPA)은 영국의 실질적인 국가 채무는 공공 연금 등을 포함할 경우 8조 파운드에 이르며 이는 가구당 30만 파운드 이상의 빚을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납세자 연합의 캠페인 디렉터인 에마 분은 “국가 부채의 악몽이 지속되는 가운데 놀라운 기록을 갖게 됐으며 엄청난 빚을 갚아야 할 사람은 영국의 평범한 납세자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