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골목상권 장악 현상이 영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공영방송 BBC가 지난달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영국에서 모두 577개 대형 슈퍼마켓이 개점 승인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테스코가 392곳으로 가장 많고 세인즈버리 111곳, 모리슨 41곳, 아스다 33곳으로 집계됐다. 런던 지역에서 110곳, 버밍엄 15곳, 레스터 12곳, 브리스톨 11곳, 리즈 11곳에 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설 예정이다.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 단체들은 대형 유통업체들로 인해 소규모 상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골목가게들은 갈수록 장사가 안돼 폐업이 속출, 지난해에만 모두 1만2천개의 상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농부들도 수지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농부들의 행동’이라는 캠페인 단체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외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해 오면서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바람에 영국의 농업이 파산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일스의 오스웨스트리 지방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2년째 대형 유통업체 입주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유통업체들은 수천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점포 주변에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4개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입해 있는 영국 소매컨소시엄(BRC)은 “경제가 어려울 때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업체의 욕심 보다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수요를 분석해 새로운 점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