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관리들이 내빈 접대에 쓴다는 이유로 세금으로 값비싼 와인과 술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9일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63페이지 분량의 ‘정부 접대 보고서’에는 정부가 내빈 접대용으로 구입한 수백 종의 고급 와인과 샴페인, 브랜디 등의 목록이 담겨 있다. 관리들은 특별히 마련된 시식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에 따라 각각의 술에 A1, A, B, C의 등급을 매겼으며, 제공 대상자나 시점에 대한 지시사항도 적어놨다. 이 자료는 2009년 7월 제출된 정보공개 요구에 따라 지난 17일 공개됐다. 목록에 따르면 외무연방성이 관리하는 정부의 와인 저장고에는 총 3만6천여병의 술이 있으며, 그 가치는 200만 파운드(한화 36억원)에 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목록에 가격이 적혀 있지는 않지만, 런던 비노폴리스 와인 박물관의 전문가인 톰 포레스트 씨는 보르도 와인인 1961년산 샤토 라투르 등 최고급 품목은 시가가 3천 파운드(538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샤토 라투르 외에도 1931년산 포트 와인인 ‘퀸타 도 노발’(추정가 2천 파운드), 1961년산 보르도 와인인 ‘샤토 마고’(추정가 1천 파운드), 1964년산 크뤼그 샴페인(추정가 1천800파운드) 등이 포함돼 있었다. 노동당 의원 톰 왓슨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정부 관리들이 이처럼 비싼 술을 내빈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하면서 “비싼 술들은 즉각 팔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