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준정부조직(QUANGO)을 3분의 1 가까이 축소하는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불필요한 조직을 없애고 유사한 기관을 통.폐합해 예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내각 사무처는 이날 법적으로 공단, 공사, 협회, 재단 등의 이름으로 민간에 속해 있으면서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901개 준정부조직 가운데 192개를 폐지하고 118개를 통합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171개 기관은 대폭 축소돼 전체 공공기관 수는 648개로 줄어들게 된다. 폐지 또는 통합되는 조직의 기능은 유관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다른 공공기관으로 흡수된다.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대수술에 나선 것은 이 조직들이 그동안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고 업무도 중복되는 등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공기관은 노동당 정부 아래에서 크게 증가했으며 현재 70만명이 소속돼 연간 650억 파운드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프란시스 모드 내각 사무처 장관은 “모든 공공조직에 대해 제역할을 하고 있는지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하는지 등을 평가했다”면서 “존속되는 조직들도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 노동조합과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시행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당의 리엄 번 의원은 “정부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면서 “너무 급격히 공공조직을 없앨 경우 절감되는 예산 보다 오히려 소요 비용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