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소득자 육아 수당 지급 중단 [영국대표 한인신문]

2013년부터 재정적자 타개책 일환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영국 연립정부가 고소득자에 대한 육아 수당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4일 BBC에 출연해 “매우 힘든 결정이지만 우리가 당면한 재정적자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고소득자에 대한 육아 수당 지급을 2013년부터 폐지해 연간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8천500억원)의 지출을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현재 자녀가 16세 미만이거나 16~19세 학생인 경우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가구에 대해 첫째는 주당 20.3 파운드, 둘째부터는 주당 13.4 파운드가 지원된다.
연간 770만 가구가 모두 120억 파운드의 육아 수당을 받는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연간 4만4천파운드(한화 8천100만원) 이상을 버는 부모들은 이를 받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3명의 자녀를 뒀다고 할 경우 연간 2천500파운드(한화 460만원)를 손해보게 되는 셈이다.
재무부는 수당 지급 중단 대상이 전체 가구의 15%인 12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스본 장관은 “이는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기 보다는 전 노동당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남겨놓지 않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스본 장관은 연립정부 출범 초기인 6월 육아 수당 지급액을 향후 3년간 동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의 육아 수당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둘째 자녀부터 가족 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지급되기 시작해 1975년 노동당 정부 때 첫째 자녀까지 지급이 확대됐다.
지난 5월 출범한 연립정부는 연간 1천550억 파운드에 이르는 정부 재정 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부처 예산을 20% 이상 삭감하는 강도높은 긴축 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