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립정부가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노동계가 연대 총파업을 결의해 노·정, 노·사 관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13일 맨체스터에서 142차 연례 노동조합회의(TUC)를 열고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가 재정적자를 감축시킨다는 명분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압박하고 공공 서비스를 줄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공동 행동을 벌이기로 결의,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노동조합회의는 영국의 산별 노조들이 망라된 상급단체로 영국 노동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동계는 재정적자 감축은 결국 공공부문 예산 축소,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연립정부는 연간 1천550억 파운드에 이르는 재정적자 타개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정해 복지예산 150억 파운드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들은 예산을 25~40% 줄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재무부는 이를 취합해 다음 달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조합회의 브렌든 바버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영국이 더욱 더 암흑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정부가 갈수록 잘못된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노동조합회의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비노동당 정부 아래에서 열리는 것으로 노동계 안팎에서는 향후 노정 관계가 마거릿 대처 총리 때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프란시스 모데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조합과 진정한 협력관계를 원한다”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있으며 과거 노동조합과 정부의 대립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립정부는 정부 예산 4파운드 당 1파운드 꼴로 막대한 재정 적자를 물려받았다”면서 “채무 이자가 치솟고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적자를 줄이는 것이 발등의 불”이라고 강조해 고강도 적자 감축 방안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