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 머빈 킹 총재는 15일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취약할 경우 언제든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킹 총재는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리고 있는 제142차 연례노동조합회의(TUC)에 참석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이나 대책을 표명하지 않은 채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금리 인상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 보다는 여전히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킹 총재는 “경기회복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딜 경우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지출 확대 등의 대책이 자동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면서 “통화위원회 또한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킹 총재는 “15년 가량의 경제적 안정이 이어진 뒤에 금융위기가 닥쳤고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낮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취업률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이 목전에 있었으나 금융위기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비록 금융부문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향후 수년간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10월 5%에서 지난해 3월 0.5%까지 떨어진 뒤 18개월째 변동이 없는 상태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3.7%, 5월 3.4%, 6월 3.2%, 7월 3.1%, 8월 3.1% 등으로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날 킹 총재의 발언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이 내년도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킹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 총재로서는 두 번째로 연례노동조합회의에 참석해 강연했으며 일부 노조대표들은 킹 총재가 정부 지출 삭감 정책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집단 퇴장했다.